
가즈니. 한때 세계의 중심이었던 도시. 1000년 전, 이곳은 가즈나 왕조의 수도였고, 동쪽으로는 인도까지 서쪽으로는 페르시아까지 영향력을 뻗쳤던 대제국의 심장이었다. 그 영화의 흔적을 찾아, 나는 힌두쿠시 산맥 자락의 이 작은 도시에 섰다.

남아있는 것은 두 개의 미나렛뿐이었다. 마흐무드의 탑과 마수드의 탑. 거대했던 제국은 사라지고, 이 두 첨탑만이 천년의 세월을 버텨왔다. 40대가 되니 이런 것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모든 영광은 지나간다. 모든 제국은 무너진다. 남는 것은 무엇일까?
탑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마흐무드 대왕은 인도를 17번이나 침공한 정복자였다. 그는 자신의 제국이 영원할 것이라 믿었을까? 아니면 모래 위에 쌓는 성의 허망함을 알았을까? 그가 남긴 것은 결국 이 탑뿐이다. 어쩌면 나의 삶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쁘게 쌓아 올리는 것들, 그것이 정말 남길 가치가 있는 것인지.

가즈니의 바자르를 걸었다. 양털 재킷을 파는 상인, 전통 자수를 놓는 여인들, 낯선 이방인에게도 웃음을 건네는 아이들. 제국은 사라졌지만, 사람들의 삶은 계속되고 있었다. 역사의 큰 물결 속에서도 일상의 작은 행복은 이어진다. 아침 빵 냄새, 아이의 웃음소리, 저녁 하늘의 노을. 이런 것들이 진정한 영원이 아닐까?
가즈니는 2013년 아시아 문화 수도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전쟁과 혼란 속에서도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파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돌 위에 새겨진 문양 속에, 대대로 전해지는 이야기 속에 살아남는 것들.

해 질 녘, 미나렛에 긴 그림자가 드리웠다. 천년 전에도 이 탑은 같은 그림자를 드리웠을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제국은 일어났다 사라지고, 사람들은 태어나고 죽는다. 그 모든 것을 지켜본 탑 앞에서, 40대의 나는 비로소 겸손해졌다. 내 삶에서 진정으로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가즈니는 묻고 있었다. 나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지만, 적어도 질문을 안고 간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여행은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