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글란(Baghlān). 이름조차 낯선 이 도시는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힌두쿠시 산맥의 서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속 풍경은 내가 상상했던 아프가니스탄과는 사뭇 다르다. 눈 덮인 봉우리들과 그 아래로 펼쳐진 초록빛 평원, 그리고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포플러 나무들.

마흔을 넘기고 나서야 깨달은 것이 있다.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 많고, 그 대부분은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 바글란도 그런 곳이다. 고대부터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이었고,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탕수수로 유명했다.
역사의 교차로
바글란 주변에는 수천 년 전의 불교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한때 이곳은 박트리아 문명의 중심지였고, 알렉산더 대왕의 군대도 이 땅을 밟았다. 역사책에서만 보던 이름들이 이 평화로운 풍경 위에 겹쳐진다.

포플러 나무 사이로 흐르는 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저 나무들은 얼마나 많은 역사를 지켜보았을까. 전쟁과 평화, 제국의 흥망, 그리고 계절의 순환을.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

이 사진을 보며 생각한다. 저곳에도 아침이면 눈을 뜨는 사람들이 있고,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있을 것이다. 여행의 본질은 어쩌면 이런 평범한 하루들을 상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땅에서, 다른 언어로, 그러나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바글란. 언젠가 저 포플러 나무 아래를 걸을 수 있기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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