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년 02월 21일

바자락, 판지시르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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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지시르 계곡.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아름답고, 동시에 가장 많은 역사의 상흔을 간직한 곳. 바자락은 그 계곡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이다.

바자락 모스크
산 아래 자리 잡은 바자락의 모스크

사십이 넘으면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고 했던가. 바자락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에는 고난의 흔적이 깊이 새겨져 있었지만, 그 눈빛은 의외로 맑았다. 삶이 녹록지 않았던 것은 분명한데, 어떻게 저렇게 웃을 수 있을까.

판지시르 계곡 전경
나뭇잎 사이로 바라본 판지시르 계곡

모스크의 은빛 돔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예배 시간이 아니었는데도, 몇몇 노인들이 안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나는 무슬림이 아니지만, 그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한참을 바깥에 서 있었다.

40대가 되면 종교나 신앙에 대해 더 열린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젊을 때는 뭐든 증명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의 가치도 인정하게 됐달까.

바자락 마을 풍경
계곡과 어우러진 바자락 마을

판지시르를 떠나며 생각했다. 이곳 사람들은 전쟁과 평화, 파괴와 재건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그럼에도 여전히 땅을 가꾸고, 모스크를 세우고, 아이들을 키운다. 삶에 대한 그 끈질긴 의지가, 이 험한 땅에서 피어나는 꽃들처럼 경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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