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마치. 아프가니스탄 북서부 파리야브 주의 외진 지역. 이곳을 찾아가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하필 그곳에? 나는 대답 대신 미소 지었다.

사십 대가 되면 설명이 필요 없는 선택들이 생긴다. 그냥 가고 싶어서, 그냥 보고 싶어서. 논리로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욕망들. 고르마치는 그런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의 대상이었다.

건조한 대지 위로 펼쳐진 하늘은 끝이 없었다. 사방이 지평선인 이곳에서, 나는 오히려 내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밖으로 갈 곳이 없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안으로 걷기 시작한다.

유목민들의 천막이 바람에 흔들린다. 그들의 삶은 이동 그 자체다. 정착을 꿈꾸며 달려온 나에게, 그들의 유동하는 삶은 질문을 던진다. 머무는 것만이 안정인가? 떠나는 것도 또 다른 안정일 수 있지 않은가?

고르마치에서의 밤, 별빛 아래 누워 생각했다. 사십 년을 살며 쌓아온 것들, 그중 진짜 내 것은 얼마나 될까. 이 광활한 고요 앞에서 불필요한 것들이 스스로 떨어져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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