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코드베이스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일이다. 수십만 줄의 코드가 얽혀 있는 시스템에서 어떤 모듈이 다른 모듈에 의존하는지, 그 의존성이 얼마나 깊고 광범위한지를 한눈에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대규모 레거시 시스템이나 마이크로서비스처럼 분산된 아키텍처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최근 등장한 CodeLayers와 같은 도구들은 이러한 복잡성을 3D 시각화로 풀어보려는 시도다. 의존성 그래프를 입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개발자는 코드의 구조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의존성 시각화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Doxygen이나 GitDiagram 같은 도구들이 클래스 간 관계나 모듈 의존성을 2D 그래프로 표현해왔다. 하지만 3D 시각화는 한 차원 더 나아가 공간적 깊이와 계층 구조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단순한 연결 관계 이상의 정보를 전달하려 한다. 예를 들어, 특정 모듈이 얼마나 많은 다른 모듈에 의존하는지, 그 의존성이 얼마나 깊은지를 색상이나 높이, 밀도로 표현할 수 있다. 이는 마치 도시의 지도를 보는 것과 비슷하다. 2D 지도는 도로와 건물을 평면으로 보여주지만, 3D 지도는 고도와 밀집도를 통해 도시의 복잡성을 한눈에 드러낸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화가 실제로 개발 생산성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3D 그래프가 주는 직관적인 이해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것이 곧 실질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의존성이 과도하게 얽힌 모듈을 발견했다고 해서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시각화는 단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줄 뿐,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개발자의 몫이다. 게다가 3D 그래프는 때로 과도한 정보로 인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그래프가 너무 밀집되어 어떤 모듈이 중요한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도구들이 다루는 의존성은 대부분 정적 분석에 기반한다. 즉, 코드에 명시된 import나 include 문만을 추적할 뿐, 런타임에 동적으로 발생하는 의존성은 포착하지 못한다. 이는 특히 동적 언어나 리플렉션을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에서는 한계로 작용한다. 정적 분석만으로는 실제 의존성의 일부만을 보여줄 뿐, 시스템의 전체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시각화 도구가 보여주는 그래프는 때로 실제 동작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시도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시각화는 여전히 강력한 도구다. 특히 새로운 팀원이 프로젝트에 합류했을 때, 혹은 대규모 리팩토링을 앞두고 있을 때, 이러한 그래프는 코드베이스의 전체 구조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도구들이 “은총알”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시각화는 문제를 드러내줄 뿐,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개발자의 설계 능력과 경험에 달려 있다.
의존성 시각화 도구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첫째, 정적 분석과 동적 분석을 결합하여 더 정확한 의존성 그래프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단순한 시각화를 넘어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제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순환 의존성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리팩토링 방안을 제시하는 식이다. 셋째, 팀 단위 협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코드베이스는 한 명의 개발자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팀원들이 함께 그래프를 분석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결국, CodeLayers와 같은 도구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의 복잡성을 다루는 한 가지 방법론일 뿐이다. 이들은 코드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도구들이 제공하는 통찰을 바탕으로 어떻게 더 나은 설계를 할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지속 가능한 코드베이스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기술은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관련 자료: CodeLayers – See your codebase’s dependency layers in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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