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년 02월 21일

클로즈, 그리고 에이전트의 다음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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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분야는 늘 새로운 개념을 품고 진화해왔다. 20년 전만 해도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이 혁명이라 불렸고, 그 후에는 함수형 패러다임이 주목받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등장했을 때는 ‘이제 로컬 서버는 끝났다’는 말이 돌았지만, 여전히 온프레미스는 사라지지 않았다. 기술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확산되고, 때로는 잊혔다가 다시 돌아온다. 이제는 LLM 에이전트 위에 또 다른 계층이 쌓이고 있다. 앤드레이 카파시가 언급한 ‘클로즈(Claws)’라는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클로즈는 단순히 또 하나의 기술 트렌드가 아니다. 이는 에이전트 시스템의 개인화와 실용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열어젖힌다. 지금까지의 LLM 에이전트는 주로 클라우드 기반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며 범용적인 작업을 수행했다. 하지만 클로즈는 개인 하드웨어에서 실행되는, 좀 더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마치 스마트폰이 PC의 기능을 개인화한 것처럼, 클로즈는 에이전트의 역할을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내린다.

이 변화의 핵심은 ‘사람과 기계의 협업 방식’에 있다. 클로즈가 주목하는 것은 인간이 반복적으로 요청하는 작업들이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매일같이 특정 형식의 문서를 생성하거나, 디자이너가 일정한 포맷으로 파일을 변환하는 일들 말이다. 이런 작업들은 개별적으로는 사소해 보이지만, 누적되면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잡아먹는다. 클로즈는 이런 ‘인간의 반복 노동’을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노동의 패턴을 학습하고 예측하여 미리 준비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계속 강조하지만 Claude Code의 초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클로즈가 그 격차를 메울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기술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지금까지의 AI 발전은 ‘더 큰 모델’, ‘더 많은 데이터’,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라는 공식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클로즈는 이와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개인 하드웨어에서 실행되면서도,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최적화된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로컬에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 API와 연동되는 하이브리드 모델과도 비슷하다. 다만, 그 중심에 ‘사람의 습관’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기술이 개인화되는 과정은 늘 양면성을 가진다. 한편으로는 효율성과 편의성이 극대화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프라이버시와 제어권에 대한 우려가 따라온다. 클로즈가 개인 하드웨어에서 실행된다는 것은 데이터가 로컬에 머무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클라우드 기반 AI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지만, 동시에 보안과 유지 관리의 책임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기술이 개인화될수록, 그 기술의 책임 소재는 모호해지기 마련이다.

카파시가 새 맥 미니를 구입했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일화가 아니다. 이는 클로즈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실제로 구현 가능한 기술이라는 신호다. 하드웨어의 발전이 소프트웨어의 진화를 촉진하는 고전적인 패턴이 다시 한번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하드웨어가 개인 소유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클로즈는 개인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기술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기술이 진화할 때마다 우리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을 반복한다. 하지만 클로즈는 정말로 다를지도 모른다. 에이전트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파트너로 변모하는 순간이 오고 있다. 이는 개발자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코드를 작성할 것인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인간의 의도를 더 잘 이해하고 지원할 것인가’가 핵심 질문이 될 것이다.

클로즈가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기술의 진화는 결코 직선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때로는 한 발짝 물러나 개인화와 실용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도 있다. 클로즈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원문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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