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년 02월 16일

사란다, 이오니아 해가 건네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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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란다 해변

산악 지대를 지나 해안 도시 사란다에 도착했을 때, 나는 마치 숨을 참다가 드디어 내쉬는 것 같은 해방감을 느꼈다. 이오니아 해의 청명한 파란색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중해의 끝자락, 그리스 코르푸 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왜 이제야 세상에 알려지고 있는 걸까.

사란다 바다

40대의 어느 날, 문득 모든 것이 버거워지는 순간이 찾아왔다. 일도, 관계도, 심지어 나 자신조차. 그때 필요했던 것은 조언이나 해결책이 아니었다. 그저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존재, 조건 없이 품어주는 공간이었다.

사란다의 바다가 그랬다.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파도 소리로 귓가를 어루만지고, 햇살로 어깨를 감싸주었다.

사란다 풍경

크사밀 해변으로 향했다. 알바니아의 몰디브라고 불리는 이곳은 상상 이상이었다. 에메랄드빛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니 발끝까지 훤히 보였다. 작은 물고기들이 주위를 맴돌았다.

블루아이라는 신비로운 샘도 찾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푸른 물웅덩이. 50미터 이상의 깊이를 가졌지만 바닥이 보이지 않아 마치 지구의 눈동자 같았다.

나는 그 앞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것. 그것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경외의 대상이었다.

사란다 석양

저녁, 해변가 레스토랑에서 신선한 해산물과 와인을 앞에 두고 석양을 바라보았다. 하늘이 분홍빛에서 보랏빛으로, 다시 검푸른 밤으로 물들어갔다.

인생도 이런 것 아닐까. 밝은 시간과 어두운 시간이 교차하고, 색이 변하고, 파도가 밀려왔다 빠져나간다.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바다는 여전히 바다다.

사란다의 이오니아 해는 말했다. “변해도 괜찮다. 흔들려도 괜찮다. 너는 여전히 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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