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다시 고개를 드는가? 20년 전만 해도 사회는 점점 더 관용적으로 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동성 결혼 합법화, 기업의 다양성 정책, 대중문화에서의 퀴어 캐릭터 증가.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소셜 미디어에서부터 정치 담론에 이르기까지 반동성애 정서가 예전보다 더 조직적으로, 더 교묘하게 퍼지고 있다. 이 현상의 배후에 무엇이 있을까? 단순히 보수 세력의 반동이나 종교적 가치관의 충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기술적 메커니즘이 이 혐오를 증폭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알고리즘이 아니다. 알고리즘 자체는 중립적이다. 문제는 그 알고리즘이 최적화하는 목표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의 ‘참여도’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되었다. 클릭, 좋아요, 공유, 댓글—이 모든 행동은 플랫폼의 수익과 직결된다. 그런데 인간의 감정 중 가장 강력한 참여를 유발하는 것은 무엇일까? 분노, 공포, 혐오 같은 부정적 감정이다. 연구에 따르면, 분노를 유발하는 콘텐츠는 중립적인 콘텐츠보다 평균 6배 더 많이 공유된다. 플랫폼은 무의식적으로라도 이러한 감정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시킨다.
여기서 문제가 복잡해진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는 단순한 개인적 편견을 넘어, 특정 집단에게 ‘위협’으로 포장될 때 더 큰 파급력을 얻는다. “우리 아이들이 세뇌당하고 있다”, “전통적 가족이 붕괴되고 있다”, “국가가 성소수자를 특권층으로 만들고 있다”—이러한 서사는 공포와 분노를 동시에 자극한다.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이러한 서사가 담긴 콘텐츠를 더 많이, 더 빠르게 퍼뜨린다. 심지어는 혐오 발언이 담긴 게시물도 “의견의 다양성”이라는 명목으로 보호받기도 한다. 기술이 혐오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혐오를 증폭시키고 조직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은 설계자의 의도와 사회의 구조를 반영한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혐오의 재등장은, 기술이 인간의 가장 어두운 본성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현상이 단순히 온라인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서 형성된 극단적 서사는 빠르게 오프라인으로 확산된다. 정치인들은 이러한 서사를 이용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입법 과정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후퇴시키는 법안을 밀어붙인다. 2020년대 들어 여러 국가에서 동성애를 범죄화하거나, 성소수자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된 배경에는 이러한 디지털 혐오의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기술이 사회 변화를 가속화하는 도구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첫째, 플랫폼의 책임이다.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혐오 콘텐츠의 확산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미 몇몇 플랫폼은 “분노 유발 콘텐츠”의 노출을 줄이는 실험을 진행 중이지만, 이는 수익 감소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결정이다. 둘째, 사용자의 인식 전환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알고리즘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클릭과 공유가 곧 지지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콘텐츠의 맥락과 의도를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습관이 필요하다.
기술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편견과 혐오를 증폭시키기도 한다.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다시 고개를 드는 현상은,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 할 때임을 보여준다. 혐오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형태와 전달 방식이 변할 뿐이다. 우리가 지금 마주한 것은, 기술이라는 새로운 매개체를 통해 재생산되는 혐오의 얼굴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설계부터 사용 방식까지, 모든 단계에서 인간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 현상에 대한 더 자세한 분석은 The Atlantic의 이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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