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년 02월 16일

칸다하르, 상처 위에 피어난 석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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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다하르 풍경

칸다하르. 이름만 들어도 뉴스에서 보았던 전쟁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40대가 되어 깨달은 것이 있다면, 모든 것에는 보이지 않는 면이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이 도시의 진짜 얼굴을 보러 왔다.

칸다하르 거리

칸다하르는 아프가니스탄의 탄생지다. 아흐마드 샤 두라니가 이곳에서 첫 아프간 제국을 세웠다. 그의 영묘 앞에 서니, 나라를 세운다는 것의 무게가 느껴졌다. 나는 무엇을 세우고 있는가? 가정이라는 작은 왕국에서 나는 어떤 군주인가?

구시가지를 걷는다.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지만,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아이들은 뛰어놀고, 상인들은 흥정을 한다. 칸다하르의 석류는 세계 최고라고 한다. 메마른 땅에서 피어난 달콤한 붉은 열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야 비로소 익어가는 것들이 있다.

칸다하르 사람들

찻집에서 만난 노인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는다. 그는 소련 침공도, 내전도, 탈레반도 모두 겪었다고 했다. “삶은 계속됩니다. 포기하지 않으면요.” 주름진 얼굴에 새겨진 세월의 무게 속에서 그는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나의 사소한 좌절들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40대의 고민이란 게 뭘까? 커리어의 정체, 아이들의 교육, 부모님의 노화, 건강의 신호들. 칸다하르 사람들 앞에서 이런 고민들은 사치처럼 느껴졌다. 동시에, 그렇기에 더 감사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칸다하르 석양

칸다하르를 떠나며 석류 한 알을 샀다. 껍질을 까니 보석처럼 빛나는 붉은 알갱이들이 쏟아졌다. 단단한 껍질 속에 숨겨진 달콤함. 이 도시도, 이 나라도, 그리고 아마 우리 모두도 그렇지 않을까?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칸다하르가 내게 가르쳐 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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