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풍경을 바라보며 한참을 멈춰 있었다. 힌두쿠시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싼 이 작은 계곡 마을, 아스마르(Āsmār). 쿠나르 주의 북동쪽, 파키스탄 국경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곳은 지도에서조차 찾기 어려운 오지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갈망은 오히려 더 깊어진다. 젊었을 때의 여행이 정복과 수집이었다면, 지금의 여행은 이해와 공감이다. 아스마르 같은 곳을 바라볼 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하루가 궁금해진다. 저 계단식 밭에서 무엇을 기르는지, 아침이면 안개가 계곡을 어떻게 감싸는지.
시간이 멈춘 계곡
아스마르는 고대 실크로드의 지류가 지나던 길목이었다. 상인들이 쉬어가고, 이야기가 교환되던 곳. 지금은 그 영화가 사라졌지만, 계곡은 여전히 그 시절의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다.

녹색 계단식 논밭이 산비탈을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이 척박한 땅에서 어떻게 생명을 일구었는지 경이로움이 밀려온다. 물이 귀한 이 고지대에서 세대를 이어 만들어온 관개 시스템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다.
경계 너머의 시선
아프가니스탄이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여전히 무겁다. 뉴스에서 전해지는 소식들, 분쟁과 고통의 이미지들. 하지만 그 너머에는 이렇게 평화로운 계곡도 있고, 아침이면 빵을 굽는 어머니도 있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도 있다.

마흔이 넘어서야 배운 것 중 하나는, 세상을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 것이다. 위험한 곳과 안전한 곳,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 그 경계는 생각보다 흐릿하고, 그 사이에 무수한 삶의 결이 있다.
언젠가의 여행을 위해
아스마르에 직접 갈 수 있는 날이 올까?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그 가능성조차 여행의 일부라고 믿는다. 가지 못하는 곳에 대한 상상, 알 수 없는 땅에 대한 경외, 그리고 언젠가를 위해 마음속에 품어두는 이름들.
아스마르. 힌두쿠시의 품에 안긴 이 작은 계곡을 기억해둔다.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