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사울(Bāsawul). 나낭가르하르 주의 작은 마을. 사진을 보는 순간 색의 대비에 압도당한다. 붉은빛이 감도는 험준한 산맥과 그 앞에 펼쳐진 울창한 초록빛 숲. 마치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는 듯한 풍경이다.

마흔이 넘어 자연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젊었을 때는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면, 지금은 그 풍경 안에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느낀다. 저 산은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저 색을 품게 되었을까. 저 숲은 몇 세대의 비와 바람을 견뎌왔을까.
대비의 아름다움
바사울의 풍경이 특별한 것은 그 극명한 대비 때문이다. 메마르고 거친 산과 울창하고 부드러운 숲. 삶도 그렇지 않은가. 힘든 시간과 좋은 시간, 고통과 기쁨이 함께 있기에 비로소 완전한 하나의 풍경이 된다.

가지 못하는 곳에 대하여
솔직히 바사울에 직접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프가니스탄의 보안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이런 오지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진으로나마 이 풍경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일부라고 믿는다.
가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것. 그것은 슬픔이 아니라 경외다. 세상에는 내가 닿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고, 그 아름다움은 내가 없어도 계속 존재한다. 그 사실이 오히려 위안이 된다.
바사울. 붉은 산과 초록 숲이 만나는 이 경이로운 땅을 기억해둔다.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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