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북부, 발흐 주의 작은 도시 돌라타바드. 이름조차 낯선 이 땅에 발을 디딘 건 우연이었다. 원래 계획에 없던 경유지. 하지만 여행은 늘 그런 식이다. 계획에 없던 곳에서 가장 깊은 것을 만난다.

바람이 불었다. 사막에서 불어오는 마른 바람. 모래 알갱이가 피부에 닿는 느낌이 날카로웠다. 현지인들은 아무렇지 않게 걸었다. 이 바람이 일상인 사람들. 나는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시간이 멈춘 곳
돌라타바드의 시장을 걸었다. 양철 지붕 아래 늘어선 상점들. 과일, 향신료, 천 조각들. 상인들의 눈이 나를 따라왔다. 외국인이 드문 곳이었다.

한 노인이 차를 권했다. 작은 잔에 담긴 뜨거운 녹차. 설탕을 잔뜩 넣어 달았다. 말이 통하지 않았지만 괜찮았다. 미소만으로 대화가 됐다.
40대가 되니 이런 순간들이 소중해졌다. 젊을 땐 ‘무엇을 봤는가’가 중요했다. 지금은 ‘누구를 만났는가’가 더 오래 남는다.
밤의 고요

밤이 되자 별이 쏟아졌다. 도시의 불빛이 없는 곳에서 보는 밤하늘. 은하수가 진짜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서울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
돌라타바드에서 보낸 하룻밤. 특별한 관광지도 없고, 유명한 음식도 없었다. 하지만 그 바람과 별과 노인의 미소가 남았다. 여행의 의미는 그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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