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확인 버튼을 누르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건네주고 있는 걸까. 40대 중반이 되면서 온라인 서비스들이 점점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걸 체감한다.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만으로 충분했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가 됐다.
최근 LinkedIn의 신원 확인 기능이 화제다. 단순히 “이 사람이 실존한다”는 걸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정부 발행 신분증 사진, 셀카, 때로는 생체 정보까지. 플랫폼은 점점 더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려 한다.
편의와 프라이버시 사이에서
20대 시절의 나라면 아무 생각 없이 동의 버튼을 눌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회사를 다니면서 “나”라는 데이터가 어딘가에 쌓여간다는 사실이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개발자로서 백엔드 시스템을 다뤄본 경험이 있다면 안다. 한 번 저장된 데이터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백업이 있고, 복제본이 있고, 서드파티 연동이 있다. “삭제” 버튼을 눌러도 그게 진짜 삭제인지 아무도 모른다.
개발자가 보는 신원 확인 시스템
기술적으로 보면 신원 확인은 흥미로운 문제다. 암호화 전송, 안전한 저장, 접근 권한 관리. 하지만 구현의 완벽함과 별개로 근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왜 이 서비스가 내 신분증 사본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Zero-knowledge proof 같은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사람이 성인이다”라는 사실만 증명하고 생년월일은 노출하지 않는 방식. 하지만 대부분의 서비스는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
선택의 무게
결국 우리 앞에는 선택이 놓인다. 서비스의 편의를 위해 개인정보를 내어줄 것인가, 아니면 불편을 감수하고 프라이버시를 지킬 것인가. 40대가 된 지금, 나는 그 선택 앞에서 더 오래 멈춰 서게 된다.
신원 확인 요청이 뜰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서비스가 정말 내 얼굴과 신분증을 알 필요가 있는가? 대부분의 경우, 대답은 “아니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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