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년 02월 19일

발흐, 아프가니스탄: 문명의 어머니, 푸른 타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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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흐(Balkh)를 마주하는 순간, 숨이 멎는다. “도시들의 어머니”라 불리는 이 고대 도시. 조로아스터가 이곳에서 가르침을 펼쳤고, 루미가 이곳에서 태어났다. 사진 속 푸른 타일로 장식된 건물은 그 찬란했던 과거의 흔적이다.

발흐 모스크
푸른 타일이 빛나는 발흐의 역사적 건축물

마흔이 넘어 역사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연대와 사건을 외웠다면, 지금은 그 시간 속에 살았던 사람들이 궁금하다. 이 타일 하나하나를 붙였던 장인의 손, 이 문을 드나들었던 학자들의 발걸음.

실크로드의 심장

발흐는 기원전부터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핵심 거점이었다. 중국의 비단, 인도의 향신료, 페르시아의 보석이 이곳을 거쳐갔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곳에서 박트리아의 공주 록사나와 결혼했다.

발흐 유적
시간을 초월한 발흐의 건축 유산

13세기 몽골의 침략으로 도시는 폐허가 되었지만, 그 아름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남아있는 건축물들은 여전히 그 시절의 영광을 속삭인다.

루미가 태어난 땅

발흐 풍경
시인 루미가 태어난 땅, 발흐

“상처가 있는 곳에 빛이 들어온다.” 루미의 시구가 떠오른다. 수많은 전쟁과 파괴를 겪은 이 땅이 여전히 아름다운 것은, 어쩌면 그 상처 사이로 스며든 빛 때문일지도 모른다.

발흐. 문명의 어머니. 언젠가 이 푸른 타일 앞에 서서, 수천 년의 시간을 가슴에 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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