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와 소프트뱅크. 두 회사의 이름은 전혀 다른 시대를 상징한다. 하나는 20세기 미국의 자본주의 정수를 보여주는 투자 제국이고, 다른 하나는 21세기 아시아의 기술 혁신을 이끄는 거대 지주회사다. 그런데 이 두 회사가 같은 운명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면? 그것도 “둘 중 하나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예측이라면?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 두 거대 자본의 생존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되는가?
버크셔 해서웨이는 워런 버핏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회사다. 안정성, 장기적 가치, 그리고 무엇보다도 ‘두려움 없는 투자’를 추구한다. 버크셔의 포트폴리오는 철도, 에너지, 보험 등 전통 산업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 안에는 애플 같은 기술 기업도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버크셔의 투자 방식이 ‘변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는 사실이다. 기술이 아무리 변해도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경제의 근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 아래, 버크셔는 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 가치를 추구한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손정의의 비전은 ‘정보 혁명’을 이끄는 데 있다. 소프트뱅크는 기술 스타트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그 결과 알리바바, ARM, 그리고 위워크 같은 기업들을 키워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전략은 ‘변화의 속도’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의 발전은 예측 불가능하고, 그 변화의 파고를 타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 아래, 소프트뱅크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선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두 회사의 운명을 가를까? 단순히 투자 철학의 차이일까? 아니면 더 근본적인 문제, 즉 자본주의 자체의 변화일까? 버크셔 해서웨이는 안정성을 중시하지만, 그 안정성이란 결국 과거의 성공 공식에 기반한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미래의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지만, 그 가능성은 언제든 허상으로 변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간의 흐름’이다. 버크셔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입증되는 반면, 소프트뱅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험이 커진다. 기술 혁신은 예측 불가능하며, 한 번의 실패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결에서 진짜 승자를 가리는 것은 기술이나 자본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가진 강점은 안정성이지만, 그 안정성이란 결국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위험을 내포한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변화를 선도하지만, 그 변화가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두 회사의 미래는 결국 ‘변화의 속도’와 ‘안정성의 균형’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결은 단순히 두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20세기의 자본주의는 안정성과 장기적 가치를 중시했지만, 21세기의 자본주의는 속도와 혁신을 요구한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세기의 유산을 간직한 채 21세기를 살아가고 있고, 소프트뱅크는 21세기의 도전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그렇다면 둘 중 누가 살아남을까? 어쩌면 둘 다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 새로운 시대의 자본주의는 이 둘과는 전혀 다른 형태를 취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대결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생존의 열쇠라는 것이다.
이 분석은 단순히 두 회사의 운명에 대한 예측이 아니다. 이는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와 소프트뱅크의 대결은 결국 ‘안정성 vs. 혁신’이라는 이분법적 대립을 넘어, 자본주의 자체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그리고 그 답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원문은 이코노미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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