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26년 02월 21일

필 스펜서의 38년, 그리고 게임의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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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대학생이었던 필 스펜서가 마이크로소프트 인턴으로 입사했다. 나는 그때 초등학생이었고, 8비트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있었다. 38년이 지났다. 그가 은퇴한다.

게이밍
사진: Unsplash

Xbox 수장 필 스펜서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다. 후임으로 아샤 샤르마가 새로운 게이밍 CEO로 취임한다.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Xbox의 명과 암

솔직히 말하면, 필 스펜서 시대의 Xbox는 플레이스테이션에 밀렸다. 독점 타이틀 경쟁에서 졌고, 판매량에서도 졌다. 하지만 그가 밀어붙인 Game Pass는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넷플릭스식 구독 모델을 게임에 도입한다? 처음엔 다들 회의적이었다. AAA 게임을 월 정액에 풀어버리면 수익이 어떻게 되나? 근데 됐다. 지금 Game Pass 가입자는 3천만 명을 넘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687억 달러짜리 인수전. 필 스펜서의 마지막 빅딜이었다. 규제당국과 싸우고, 소니와 싸우고, 끝내 성사시켰다.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가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품에 들어왔다.

이게 장기적으로 좋은 결정인지는 모르겠다. 게임 산업의 통합이 건강한 건지도. 하지만 그의 임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건 확실하다.

40대 게이머의 회고

나는 Xbox 초대기부터 써왔다. Halo로 밤을 새우고, Gears of War로 친구들과 싸웠다. 언제부턴가 플스로 갈아탔지만, Xbox에 대한 애정은 남아 있다.

필 스펜서가 특별했던 건, 그가 진짜 게이머였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게임 이야기를 할 때 눈이 반짝였다. 정장 입은 경영자가 아니라 게임 덕후가 회사를 이끄는 느낌. 그게 좋았다.

새로운 CEO 아샤 샤르마가 어떤 사람인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숫자만 보는 사람이 이끄는 게임 회사는 재미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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