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 오스 사라지(Jabal-os-Saraj). “산의 입구”라는 뜻을 가진 이 도시는 판지시르 계곡으로 향하는 관문이다. 힌두쿠시의 설산이 병풍처럼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산을 바라보면 겸손해진다. 수천 년의 시간을 견뎌온 저 거대한 존재 앞에서 내 고민들은 한없이 작아진다. 그렇다고 무의미하다는 건 아니다. 작지만, 여전히 소중하다.

사십 대의 삶은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 정상이 어딘지 잘 보이지 않고, 때로는 내려가는 것 같기도 하고, 옆길로 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걷다 보면 어느새 높은 곳에 와 있다.

이곳 사람들은 산과 함께 살아간다. 산이 주는 물을 마시고, 산이 막아주는 바람 덕에 따뜻하게 지낸다. 자연과 인간이 경쟁하는 게 아니라 공존하는 모습. 도시에서는 잊고 살았던 관계였다.

저녁 무렵, 눈 덮인 봉우리가 붉게 물들었다. 알펜글로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어떤 순간들은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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